컴퓨터 켤 때 "삐" 한 번 나는 소리 — 고장 경보가 아니라 "점검 통과" 보고입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팬이 돌기 시작하고, 1~2초 뒤 본체 안에서 "삐" 하고 짧게 한 번 납니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이 윈도우가 뜹니다. 매번 그러니 "원래 이런 건가, 어디 문제가 있다는 건가" 싶어지고 — 게시판에는 "컴퓨터는 원래 처음 켤 때 삑 소리가 나나요"가 꾸준히 올라옵니다.
답은 원래 그렇습니다 — 그리고 왜 그런지 알면 그 소리가 반갑게 들립니다. 메인보드는 전원이 들어오면 윈도우를 띄우기 전에 부품들을 한 바퀴 점검합니다(CPU·메모리·그래픽 순서로 — 표시등이 차례로 켜지는 그 점검 입니다). 점검이 끝나면 보드는 "다 통과했으니 이제 부팅한다"고 알려야 하는데, 화면이 아직 안 떠 있을 때라 소리로 보고합니다. 그 보고가 짧은 "삐" 한 번이고, 소리를 내는 건 보드에 꽂힌 작은 비프 스피커(또는 보드에 붙은 부저)입니다. 그러니 "삐 한 번"은 경보가 아니라 출석 체크 완료입니다.
패턴 읽기 — 한 번과 나머지는 뜻이 다릅니다
| 들리는 것 | 뜻 |
|---|---|
| 켤 때 짧게 한 번, 그 뒤 정상 부팅 | 점검 통과 — 정상입니다 |
| 아무 소리 없음, 정상 부팅 | 비프 스피커가 안 달린 구성 — 정상입니다 (요즘 조립 PC·완제품 다수) |
| 짧게·길게 여러 번 반복, 화면이 안 뜸 | 점검이 어느 단계에서 멈춤 — 패턴의 뜻은 보드마다 달라 설명서와 대조 |
| 켠 뒤 한참 지나 윈도우 쓰는 중에 삐 | 보드의 점검 소리가 아닌 다른 사건 — 유령 소리 수사 |
| 삐와 함께 영문 메시지가 뜨고 F1을 기다림 | 점검은 통과, 별도 보고 — 예: CPU Fan Error |
핵심은 한 번이냐 아니냐, 그리고 그 뒤 부팅이 되느냐입니다. 한 번 나고 부팅되면 더 볼 게 없습니다. 반복되면서 화면이 안 뜨면 그때는 소리가 "어디서 멈췄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이라 화면 안 나옴 판정의 3단계로 가고 — 패턴표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보드 설명서의 비프 코드 표가 정답지이고, 보드마다 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나기 시작했다면
어제까지 조용하던 컴퓨터가 오늘부터 켤 때마다 삐 한다면, 고장이 아니라 스피커가 생겼거나 설정이 바뀐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조립·수리·청소를 맡긴 뒤부터 — 작업하신 분이 점검용 비프 스피커를 꽂아 두고 그대로 둔 경우가 흔합니다. 보드 가장자리의 작은 검정 원통이 그것입니다
- 바이오스를 초기화하거나 업데이트한 뒤부터 — 비프를 끄는 설정이 기본값으로 돌아간 것입니다(그런 설정이 있는 보드에서)
- 케이스를 바꾼 뒤부터 — 새 케이스에 부저가 달려 있거나, 옮기며 스피커 선이 연결된 경우입니다
셋 다 점검 통과 소리가 들리게 된 것일 뿐, 컴퓨터가 달라진 게 아닙니다. 반대로 어제까지 삐 하던 컴퓨터가 오늘 조용하고 화면도 안 뜬다면 그건 소리가 사라진 게 문제가 아니라 점검이 시작조차 못 한 쪽이라, 전기 길 판정이 먼저입니다.
끄고 싶다면 — 한 가지 트레이드오프
소리가 거슬리면 끌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에 비프음(또는 부팅 소리) 항목이 있는 보드는 거기서 끄면 되고, 없는 보드는 비프 스피커를 보드에서 뽑는 것이 방법입니다(보드와 케이스에 따라 위치가 다릅니다). 다만 하나는 알고 끄세요 — 스피커를 뽑으면 통과 소리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멈춤을 알리는 반복음도 사라집니다. 화면이 안 뜨는 날 단서 하나를 잃는 셈이라, 보드에 디버그 표시등이 있어 불빛으로 같은 정보를 볼 수 있는 구성이라면 뽑아도 아쉬울 게 적고, 표시등이 없는 구형 보드라면 소리를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 켤 때 짧은 삐 한 번은 "점검 통과" 보고라 정상이고, 소리가 없는 것도 정상이며, 반복음 + 화면 안 뜸일 때만 소리가 멈춘 단계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갑자기 나기 시작했다면 스피커나 설정이 생긴 것이고, 끄는 건 자유지만 경보도 같이 끄는 선택입니다. 켤 때 소리가 삐가 아니라 팬이 몇 초 크게 도는 것이라면 그건 점호라는 또 다른 정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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