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방에서 컴퓨터가 안 켜질 때 — 컴퓨터도 추위를 탑니다
한파가 온 겨울 아침, 차가운 방에서 전원 버튼을 눌렀는데 반응이 없거나, 켜졌다 꺼지기를 몇 번 반복합니다. 그런데 보일러가 돌고 방이 데워진 뒤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켜지죠. "컴퓨터도 추위를 타나?" — 커뮤니티에 겨울마다 올라오는 질문이고, 답은 어느 정도는 그렇다입니다.
전자 부품에도 동작하기 편한 온도 범위가 있습니다. 특히 파워 안의 콘덴서류는 저온에서 특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전원 출력의 여유가 줄고, 금속은 추우면 수축해 아슬아슬하던 접촉이 떨어지기도 하며, 하드디스크는 차가울 때 첫 회전이 버겁습니다. 그래서 평소엔 문제없던 컴퓨터가 약한 고리부터 겨울 아침에 말썽을 부리는 겁니다.
저온 정황 — "방이 데워지면 켜진다"가 판정선입니다
추운 첫 부팅만 실패하고, 실온이 되면 멀쩡히 켜져 하루 종일 문제없다 — 이 패턴이면 저온 정황으로 판정해도 됩니다. 처방도 같은 결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방이 자연스럽게 데워진 뒤 다시 켜는 것. 몇십 분의 문제이고, 켜진 뒤엔 컴퓨터 스스로 열을 내니 반복 걱정도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히터나 드라이어로 본체를 데워 살렸다는 무용담이 있지만 — 급가열은 권하지 않습니다. 급격한 온도 차는 아래서 말할 결로의 재료이고, 국소 과열의 위험도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실온 회복이 느려 보여도 안전한 길입니다.
결로 경보 — 추위보다 무서운 건 온도 차입니다
정작 겨울의 진짜 위험은 추위 자체가 아니라 찬 기기를 따뜻한 방에 들이는 순간입니다. 안경을 쓰고 실내에 들어오면 김이 서리 듯, 차가운 금속 표면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만나면 물방울을 만듭니다(결로). 그 상태로 전원을 넣으면 물과 전기가 만나는 구도가 되고요.
그래서 겨울 택배로 온 부품·본체, 차 트렁크에 몇 시간 있던 노트북은 바로 켜지 말고 몇 시간 실온에 적응시키는 것이 순서입니다 — 본체 이사 글의 그 원칙 과 같은 이야기고, 상자째 두면 온도가 더 천천히 올라 안전 마진이 커집니다.
노화 신호 — 해마다 심해지면 추위는 예고편입니다
작년엔 없던 증상이 올해 생겼거나, 실온 회복 후에도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한다면 — 추위가 원인이라기보다 추위가 약한 고리를 드러낸 것에 가깝습니다. 단골 용의자 둘:
- 파워 — 저온에서 먼저 티가 나는 노화의 신호들 이 있는지, 켜졌다 꺼짐 반복이라면 그 증상의 판정부터
- 코인 배터리(CMOS) — 추운 날 부팅마다 시계가 초기화 돼 있다면 약해진 배터리가 저온에서 먼저 백기를 든 정황입니다
계절 무관하게 항상 완전 무반응이라면 이 글이 아니라 전기 길 판정이 먼저고요. 참고로 안 쓰는 컴퓨터를 추운 방에 꺼둔 채 보관하는 것 자체는 대체로 관대한 문제라(장기 보관 글의 영역), 관건은 언제나 켜는 순간의 온도와 온도 차입니다.
기준이나 동작이 실제와 다르면 알려주세요. 확인 후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