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화면에 마우스 커서만 보일 때 — 그 커서가 사건의 증인입니다
전원을 켰고, 소리도 났고, 그런데 화면은 검은 바탕에 마우스 커서 하나뿐입니다. 클릭할 것도 없는 화면에서 커서만 움직이는 광경은 꽤 불길해 보이죠.
그런데 이 증상, 겁나는 겉모습에 비해 증거가 이미 풍부한 사건입니다. 커서가 보이고 움직인다는 사실 하나로 — 모니터와 케이블(신호가 오고 있음), 그래픽 출력(그림이 그려지고 있음), 윈도우의 핵심(마우스 입력을 처리 중)까지 전부 무죄가 확정됩니다. 안 나온 건 딱 하나, 바탕화면과 작업표시줄을 그리는 담당자 (탐색기, 셸)가 출근을 안 한 것뿐입니다.
처방은 사다리 순서로
① 먼저 몇 분 기다려 보세요. 업데이트가 적용된 첫 부팅이나 느린 디스크의 부팅 구간에서는 셸의 출근이 몇 분씩 늦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은 화면이 "고장"이 아니라 "아직"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특히 하드디스크에 윈도우가 깔린 컴퓨터라면 더 그렇습니다.
② 탐색기를 다시 출근시킵니다. 검은 화면 상태에서
Ctrl+Shift+Esc(또는 Ctrl+Alt+Del)를 눌러 보세요. 작업
관리자가 뜬다면 이 판정의 정석 루트가 열린 것입니다 — 파일 →
새 작업 실행(간단히 실행)에서 explorer를 입력하고 확인하면,
바탕화면이 그 자리에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목록에
Windows 탐색기가 보인다면 우클릭 → 다시 시작도 같은 처방입니다.
③ 매번 반복된다면 — 원인 갈래로 내려갑니다. ②로 그때그때 돌아오더라도 부팅마다 반복이면 어딘가 걸리는 게 있는 상태입니다.
- 그래픽 드라이버 — "검은 화면 + 커서" 패턴의 단골 용의자입니다. 돌아온 화면에서 드라이버를 재설치(또는 최근 업데이트했다면 이전 버전으로)하는 것이 첫 수입니다
- 시작 프로그램·최근 설치한 프로그램 — 셸의 출근길을 막는 동승자 갈래입니다. 최근에 깐 것부터 걷어내며 실험하세요
- 안전 모드 실험 — 작업 관리자조차 안 뜨는 지경이면, 복구 환경으로 들어가 안전 모드로 부팅해 봅니다(진입 방법은 윈도우 버전에 따라 다릅니다). 안전 모드에선 멀쩡하다면 하드웨어 무죄·소프트웨어 층 확정이라는 강한 격리이고, 드라이버·시작 프로그램 정리를 그 안에서 하면 됩니다. 드물게 악성 코드가 이 증상을 내기도 하니 검사도 한 번 돌릴 자리고요
마지막으로 이웃 구분 — 커서조차 없는 완전 검정이라면 이 글이 아니라 부팅 릴레이(신호 없음) 판정 의 영역입니다. 반대로 바탕화면은 떴는데 아이콘만 사라진 가벼운 쪽이라면 아이콘 실종 판정 이 형제 글이고, 둘 다 탐색기라는 같은 담당자의 다른 결근 형태입니다.
기준이나 동작이 실제와 다르면 알려주세요. 확인 후 갱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