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멀이 삐져나왔는데 괜찮나 — 양이 아니라 "어디에 묻었나"가 판정입니다
쿨러를 조이고 옆을 들여다보니 서멀이 삐져나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메인보드 위에 한 방울 떨어뜨렸고, 어떤 사람은 소켓 쪽으로 흘러 들어간 것 같아 식은땀이 납니다. 게시판에는 "너무 많이 발랐는데 괜찮나요", "닦아야 하나요", "다시 발라야 하나요"가 조립 시즌마다 올라옵니다.
안심할 것부터 — 흔히 쓰는 서멀은 전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실리콘이나 세라믹 계열의 보통 제품은 보드에 조금 묻어도 쇼트를 내지 않고, 옆으로 삐져나온 양은 온도에도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 쿨러를 조이는 압력이 서멀을 얇게 펴면서 남는 몫을 밀어낸 것뿐이라, "많이 발랐다"는 대개 "밀려난 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판정의 기준은 양이 아니라 자리 — 어디에 묻었느냐입니다.
어디에 묻었나 — 자리별 판정
| 묻은 자리 | 판정 | 할 것 |
|---|---|---|
| CPU 뚜껑(히트스프레더) 옆면, 쿨러 바닥 가장자리 | 무해 — 밀려난 몫입니다 | 그대로 두거나, 보기 싫으면 닦습니다 |
| 메인보드 표면(부품 위·기판) 한두 방울 | 보통 서멀이면 무해 | 먼지가 들러붙는 자리라 마르기 전에 닦아 두는 게 깔끔합니다 |
| 소켓 안·핀 사이, 램·PCIe 슬롯 접점 | 접촉을 방해할 수 있는 자리 | 겉에 묻은 건 닦되, 핀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 핀 사이로 들어갔다면 점검 쪽 |
| 전도성 제품(액체금속 등)이 어디든 묻음 | 예외 — 쇼트 가능 | 켜기 전에 전부 닦아 냅니다(아래) |
표의 첫 두 줄이 질문의 대부분입니다. 무해한 자리이고, 닦는 이유는 안전이 아니라 미관과 먼지입니다.
닦는 법 — 알코올, 면봉, 전원 분리
닦기로 했다면 순서는 짧습니다. 전원을 끄고 콘센트를 뽑은 뒤,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묻힌 면봉이나 극세사 천으로 묻은 자리만 살살 걷어냅니다. 물티슈는 닦이긴 해도 잔여물이 남는 쪽이라 알코올이 정석이고, 이미 굳은 서멀은 억지로 긁지 않습니다 — 부품 표면과 기판 위 작은 소자가 더 약합니다. 소켓 핀 근처는 면봉이 핀을 건드려 휘게 할 수 있어, 핀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핀 사이로 들어간 것 같다면 자가 처리보다 점검을 받는 쪽이 싸게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발라야 하나 — 온도가 답입니다
"너무 많이 발랐으니 다시 발라야 하나"의 답은 아니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밀려난 몫이 보일 정도면 접촉면에는 충분히 깔린 것이고, 확인은 눈이 아니라 온도로 합니다 — 켜서 부하를 걸었을 때 온도가 평형에 오르고 유지되면 양은 문제가 없습니다. 반대로 모자라게 발랐을 때가 진짜 문제라, 코어 일부가 쿨러에 닿지 못해 온도가 계속 오르는 모양이 나옵니다. 흔히 "콩알 하나" 정도를 가운데에 놓고 쿨러 압력에 맡기라는 통설이 있고, 바르는 모양(점·선·X자)의 우열은 커뮤니티의 긴 논쟁이라 여기서는 "압력이 펴 준다"까지만 적습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 쿨러를 한 번 뗐다가 다시 달면 그때는 새로 바릅니다. 떼는 순간 서멀 층에 공기가 들어가서, 이미 펴진 서멀을 그대로 다시 누르는 건 처음 바른 것만 못합니다. 다시 달 때 나사를 얼마나 조여야 하나는 끝까지와 힘껏을 가르는 판정 에 따로 있습니다.
예외 — 전기가 통하는 서멀
액체금속 계열이나 "전도성"이라고 적힌 제품은 이 글의 안심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드나 소켓 주변에 묻으면 쇼트를 낼 수 있어 켜기 전에 전부 닦아 내야 하고, 알루미늄 쿨러 바닥과는 반응하는 문제까지 있어 애초에 일반 조립에서 쓸 물건이 아닙니다. 내가 쓴 제품이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포장의 표기부터 보는 게 순서입니다.
정리하면 — 보통 서멀은 묻은 양이 아니라 묻은 자리로 판정하고, 옆면·가장자리·보드 표면은 무해(닦는 건 미관), 소켓·슬롯 접점만 조심하며, 다시 바를지는 온도가 정합니다. 조립을 마쳤는데 아예 안 켜진다면 서멀이 아니라 조립 후 안 켜짐 사다리 의 풀린 접촉 쪽이 먼저이고, 몇 년 쓴 컴퓨터에서 다시 바를 때가 됐는지는 먼지 청소 글의 그 조건 (청소로 안 풀리는 온도 추세)이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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